호두농장 예초작업 굴착기 + 예초기

장마 이후 다시 자란 풀, 멈추지 않는 전쟁

며칠 전 올린 1차 제초작업 영상 “이게 진짜 농촌, 풀과 전쟁 중”을 기억하시나요?
그때는 예초기만으로 35일 동안 7천평 호두밭 전체를 돌며 풀을 베어냈습니다. 하지만 장마가 끝나자마자 잡초는 믿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자라 다시 농장을 덮었습니다. 단순히 잡초가 자란 것만이 아니라, 진입로는 빗물에 패이고 일부 구간은 무너져 차량과 농기계가 들어가기도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농부에게 풀은 끝없는 상대입니다. 호두나무의 성장에 필요한 양분과 빛을 가로채는 잡초는 단순히 보기 흉한 것이 아니라 생산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초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이번 2차 작업은 단순히 풀 베기를 넘어 농장 관리 전반을 안정화하는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예초기를 동원한 제초 작업의 현실

예초기의 날은 매일 갈아야 했습니다. 돌과 흙이 뒤섞인 호두밭에서 예초기를 돌리다 보면 칼날은 금세 무뎌지고, 안전사고 위험도 커집니다.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특히 경사가 급한 바위 주변에서는 천천히 기계를 내리며 발을 단단히 고정해야만 했습니다. 풀을 베어내는 순간순간마다 땅의 숨통이 트이는 듯, 햇빛이 스며드는 듯 농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초 작업은 단순한 노동이 아닙니다. 호두나무의 뿌리 주변 공기를 순환시키고 병해충의 은신처를 줄이며, 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번 제초로 농장 곳곳이 훨씬 밝아지고 바람이 잘 통하게 되었으며, 가을철 보식 식재를 준비하는 토양 환경이 개선되었습니다.

굴착기로 진입로를 다시 열다

이번 작업의 또 다른 핵심은 굴착기였습니다.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해 농장 진입로는 완전히 무너지고 패여, 차는 물론 경운기나 소형 트럭조차 진입하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굴착기의 커다란 삽날이 흙을 들어 올리고 메우며 길을 다시 다져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농장의 생명줄을 다시 잇는 작업이었습니다.

진입로 보수는 단순히 흙을 메우는 것이 아니라, 물길을 어떻게 잡아주느냐가 핵심입니다. 빗물이 고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려가도록 배수로를 확보하고, 경사가 심한 구간은 흙을 다져 무너지지 않도록 안정화했습니다. 굴착기의 힘으로 길이 열리자 농기계와 차량이 다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의 농작업도 원활해질 수 있었습니다.

농사의 순환, 끝없는 풀과의 싸움

농사에는 끝이 없습니다. 오늘 풀을 베어도 내일 다시 자라고, 길을 보수해도 비가 오면 또다시 무너집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땅을 다스리는 것이 바로 농사의 본질입니다. 특히 호두농원처럼 면적이 큰 농장은 기계와 사람의 협업이 필수입니다.

처서가 지나면 다시 2차 제초에 들어가야 합니다. 가을 보식 식재를 위해 토양이 정비되어야 하고, 새롭게 심은 호두나무가 건강하게 뿌리내리려면 풀과의 전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제초와 굴착기 작업은 단순히 오늘 하루의 일이 아니라, 내일의 농사와 내년의 수확을 위한 투자였습니다.

특히 이번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농사의 지속성입니다. 잡초가 자라는 속도는 인간의 노동을 압도하지만, 기계의 힘과 사람의 인내가 합쳐질 때 비로소 균형이 맞춰집니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단순한 제초와 정비를 넘어, 농장 운영 전반에 대한 계획과 비전을 세울 수 있습니다. “당장의 풀을 베는 일”을 넘어서, 1년 후, 5년 후 농장의 모습까지 생각하며 일할 때, 농부의 삶은 더 단단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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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농장 예초작업 굴착기 + 예초기
장마후 호두농장 예초작업을 위해 굴착기로 작업로 보수하고 예초기로 풀을제거함

📌 지난 영상도 참고해 보세요👇

“7천평 호두농원 제초작업 35일 완주! 그런데… 풀이 또 자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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