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초기 조심! 표시목도 안 보여요” 잡초 속에 묻힌 실생호두… 여름 호두밭 관리의 현실
옥수수 수확으로 바빴던 지난 몇 주가 끝나고, 오늘 드디어 호두밭 제초작업에 다시 돌입했습니다. 이번 작업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진행하는 대규모 제초입니다. 치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아나리팜의 호두밭은 넓고, 초여름부터 장마를 거친 뒤라 풀이 순식간에 자라 있습니다. 오늘도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위 속에서, 잡초는 호두나무를 삼킬 기세로 무성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실험적으로 강제 발아시킨 호두 씨앗들은 발아 후 얼마 되지 않아 심은 탓에 키가 작고 줄기가 가늘어 잡초에 거의 묻혀 있었습니다. 땅만 봐서는 호두나무가 있는지조차 구분이 힘든 상황이라, 예초 작업이 단순한 풀 베기가 아니라 ‘구출 작전’에 가까웠습니다.
강제 발아 실험은 호두 재배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는 과정입니다. 일반적으로 호두 씨앗은 자연 상태에서 발아율이 낮아, 인위적으로 습도와 온도를 조절해 발아를 촉진시키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번 실험에서 발아된 묘목들은 건강하게 자라는 중이지만, 몇몇은 환경 적응에 실패하거나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고사했습니다.
그래서 올가을에는 발아되지 않았거나 고사한 자리에 다시 묘목을 보식(補植)할 계획입니다. 작년 가을 심은 64그루의 호두나무는 다행히 모두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이번 제초작업은 그 아이들이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하는 의미도 큽니다.
제초는 단순히 미관상 깔끔함을 위해서가 아니라, 햇빛과 영양분을 묘목에 집중시키고 병충해를 예방하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잡초가 많아지면 해충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묘목의 뿌리 경쟁도 치열해집니다.
호두밭의 각 묘목 옆에는 표시목을 설치해 위치를 표시해 두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여름 풀의 성장 속도는 표시목 높이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멀리서 보면 표시목은커녕 호두나무 위치조차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예초기로 풀을 베는 과정에서 실수로 묘목을 건드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예초기의 날이 지나간 자리에서 잘려나간 어린 호두나무를 볼 때마다 아쉬움이 컸습니다. 앞으로는 묘목 주변 50cm 범위는 예초기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풀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신중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제초 작업은 체력 소모가 큰 만큼, 하루 작업량을 정해 무리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전략입니다.
호두밭 제초작업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한 줄을 따라가며 풀을 베다 보면, 뙤약볕 아래 땀이 쏟아지고, 몇 그루 지나지 않아 체력이 떨어집니다. 현재 작업 속도로는 전체 밭을 마치는 데 약 10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더위 속 무리한 작업은 건강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오전 일찍과 해질 무렵으로 시간을 나눠 진행하고 있습니다. 낮 시간에는 호두나무 생육 상황을 점검하고, 가을 보식을 위한 묘목 구입과 토양 관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번 제초작업이 끝나면, 가을 보식을 위해 빈 자리를 정리하고, 토양 상태를 개선할 예정입니다. 특히 가을에 심는 묘목은 겨울을 견딜 수 있도록 뿌리 활착에 신경을 써야 하기에, 제초와 함께 토양 유기물 보충, 배수로 정비 등을 함께 진행합니다.
내년에는 제초 주기를 조금 더 짧게 가져가 풀의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표시목 대신 더 눈에 띄는 보호망을 설치해 묘목 보호 효과를 높일 계획입니다.
이번 제초작업 현장은 유튜브에 영상으로도 담았습니다. 작업 전과 후의 비교, 묘목 사이사이에 숨은 강제 발아 호두나무 찾기, 그리고 예초 작업의 현장음을 그대로 담아, 실제 농장 분위기를 전해드립니다.
영상 제목: 옥수수 끝났으니 풀부터 잡자 – 호두농원 제초작업 3차, 강제발아 실생호두는 어디에?
📺 영상 보러가기 ▶ https://youtu.be/Y7nyOlKdW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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