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나눔의 날! 직접 삶고, 나누고, 부탁받은 100개도 챙긴 옥수수 수확 이야기

치악산 아래 옥수수밭에서 펼쳐진 따뜻한 하루

아침 공기가 아직 서늘함을 품고 있는 새벽 5시, 치악산 자락의 옥수수밭으로 향했습니다. 여름 장마가 끝난 뒤라 풀 냄새와 촉촉한 흙 내음이 코끝을 스치고,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하루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오늘은 평범한 수확일이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판매를 위한 수확이 아니라, 삶고, 나누고, 부탁받은 옥수수까지 챙기는 **‘나눔의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부터 한 고객님께서 “이번 주에 100개만 꼭 챙겨주세요”라는 부탁 전화를 주셨습니다. 사실 100개는 생각보다 많은 양이어서, 옥수수밭 상황을 보아야 했지만, 다행히 알이 잘 영글어 수확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저희 가족도 1년 동안 먹을 양을 미리 쪄서 냉동 보관하기로 했죠.

무엇보다 오늘의 핵심은 주변에서 늘 도움을 주시는 지인분들께 따끈한 찰옥수수를 직접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매년 여름이면 어머니는 “농사도 농사지만, 나눌 때 제일 보람 있어”라고 하십니다. 그 마음을 그대로 담아, 오늘 하루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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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시작된 수확, 땀방울 속의 정성

새벽 햇살이 산 너머로 비칠 무렵, 어머니와 저는 밭에 들어섰습니다. 장마가 끝난 직후의 여름이라 습도는 높고 공기는 무겁지만, 옥수수 알이 알차게 영글어 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피로가 싹 가셨습니다. 줄줄이 늘어선 옥수수 줄기 사이를 조심스럽게 걸으며, 하나하나 상태를 확인합니다. 알이 반질반질하고, 옥수수 껍질이 꽉 조여져 있는 것이 최상급 신호입니다.

쪼그리고 앉아 손으로 ‘똑’ 꺾어내면, 특유의 달콤한 향이 살짝 번집니다. 이 향은 밭에서만 맡을 수 있는 신선함 그 자체입니다. 오늘은 판매용과 나눔용, 그리고 냉장 보관용을 분리해 담았습니다. 중간중간 벌레 먹은 옥수수는 닭장 옆에 두어 닭들에게 간식으로 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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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고, 식히고, 포장하는 정성스러운 과정

수확을 마친 뒤에는 바로 삶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대형 스테인리스 솥에 물을 끓이고, 천일염을 살짝 넣어 간을 맞춘 후, 옥수수를 차곡차곡 쌓습니다. 옥수수를 삶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30~40분. 뚜껑을 열었을 때 퍼지는 달콤하고 구수한 향은 배고픔까지 자극합니다.

삶아낸 옥수수는 식혀야 합니다. 갓 삶은 옥수수를 바로 포장하면 수분이 차서 금방 상할 수 있기 때문에, 넓은 대야에 펼쳐두고 송풍기를 이용해 빠르게 식힙니다. 이후 2개씩 묶어 진공포장기에 넣어 밀봉하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집니다.

오늘은 부탁받은 100개, 지인들에게 드릴 60개, 가족 보관용 50개를 따로 분류해 포장했습니다. 고객님께 드릴 옥수수는 포장지에 날짜와 ‘아나리팜’ 로고를 붙여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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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 주는 보람과 유튜브 영상

지인들에게 옥수수를 나누는 과정은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마음의 선물’입니다. “이거 내가 직접 키운 옥수수야”라는 말 한마디에, 받는 사람들의 표정이 환하게 변하는 걸 볼 때마다, 농사를 짓는 보람을 다시 느낍니다. 오늘도 마을회관, 경로당, 그리고 평소 도움 주신 분들 댁을 직접 찾아가서 따끈한 옥수수를 건넸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도 담았습니다. 수확 장면, 삶는 과정, 나누는 모습까지 담겨 있으니, 직접 현장의 분위기를 느껴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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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

올해 옥수수 수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2차, 3차 수확을 통해 더 많은 고객과 나눔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특히, 장마와 폭염이 번갈아 오는 여름철에도 안정적으로 수확할 수 있는 관리 노하우를 유튜브와 블로그에 기록해 나갈 예정입니다.

아나리팜의 농사일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농사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작은 참고서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나눔의 날처럼, 농사가 단순히 수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걸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